엄청난 작품을 남겼던 사람들은 어떤 습관과 생활방식을 가지고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다소 해결해 주는 책.
저자가 말하는 리추얼이란 무엇일까?
리추얼이란 의식이다. 하루를 마치 종교적 의례처럼 여기는 엄격한 태도이자, 일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유용한 도구,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반복적 행위이다.
우리가 요즘 흔히 말하는 생활습관, 루틴과 비슷한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은 '리추얼'이지만, 주된 소재는 예술가들의 습관이다. 이 단어에 감춰진 뜻은 반복되는 일상적인 행위이며, 심지어 생각의 부재 이기도 하다. 습관을 따른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상의 습관은 하나의 선택 혹은 일련의 선택이다. 습관은 제한된 자원, 예컨대 시간(가장 한정된 자원)은 물론이고 의지력과 자제력, 낙천적인 마음까지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교하게 조정된 메커니즘일 수 있다. 견실한 습관은 정신적 에너지를 몸에 밴 반복 행위에 쏟고, 감상의 폭정이 끼어들 틈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 10~11p
나는 "천재적인 예술가" "세계의 거장" 이라는 문구를 보고 인물을 떠올릴 때의 이미지는 "하늘에서 번개가 번쩍이듯 영감이 흘러넘치는 사람" , "보통 사람들과 다른 선택 받은 뇌의 소유자" 즉,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해왔고 그들을 동경해왔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같이 불안정했고, 자신이 가는 방향을 의심하기도 했으며, 영감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하고, 게으름과 나태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썼던 사람들이었다. 다만, 이들은 끝없이 자기를 시험하여 자신만의 리추얼을 찾아 끝까지 지켜냈다는 것. 그 끈기와 집념, 반복되는 습관이 일반인과 달랐던 것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부분이 나에게는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
요즘 들어 여기저기 굉장히 유행하는 키워드가 있다. "4시 30분 기상" , "미라클 모닝" 그리고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 데일리 리포트 등이 마치 "전형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 "이라는 틀로 잡혀버린 것이다.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해." 라며 자신을 채찍질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실패자" 또는 "낙오자" 라는 딱지를 붙여버리기 일쑤다.
남들이 6시간 공부한다고 하니 나는 8시간 공부를 해야겠다며 자신을 괴롭히거나 (어차피 생산성은 제로에 가깝다.) 휴식을 취하는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며 꾸역꾸역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생겼고 나 또한 꽤 여러 권의 자기 계발서를 읽으며 그렇게 생각해왔고 2년 가까이 이렇게 생활해왔다.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나 데일리 리포트가 나쁘다는 게 전혀 아니다. 나도 그 루틴을 따라해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고 어느 정도 지금도 지키고 있는 나만의 루틴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마다 자신만의 번뜩이는 시간대가 있고, 오히려 창의적인 일을 해내는 데에는 뇌를 벼랑 끝까지 내몰아 시간에 허덕이는 행동은 상상력과 창작활동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다. 지금의 나는 매우 서툴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사람들처럼 자신이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정말 나에게 맞는 루틴' 을 찾아 나아가고 있다.
발튀스는 9시 30분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면서 우편물을 읽었고,
그 후에는 아침의 밝은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며 " 오늘 그림을 그려야 할지, 또 미스터리한 그림의 세계로 강렬하게 빠져들 수 있을지를 판단했다 " 늦은 아침이나 점심 식사를 끝내면 발튀스는 마을 외곽의 작업실로 향했다.
(중략) 오후 4시 30분이나 5시에는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전통적인 방식으로 차를 마셨다.
(중략) 8시에 저녁 식사를 끝낸 부부는 도서관에 앉아 대형 텔레비전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발튀스 - 프랑스의 화가> - 31~32p
(중략) 트웨인의 일상은 단순했다.
푸짐한 아침 식사를 끝내면 서재로 가서, 저녁 식사가 있는 오후 5시까지 두문불출했다.
점심 식사를 걸렀고, 가족들은 서재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트웨인에게 급히 볼일이 있으면 나팔을 불어 알렸다.), 트웨인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오랜 시간을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중략) 저녁 식사 후에는 그날 쓴 글을 가족들에게 읽어주었다. (중략) 일요일이면 트웨인은 일을 하지 않고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지내며 휴식을 취했다. 또 농장의 그늘진 곳에서 책을 읽어나 공상에 잠겼다.
트웨인은 일을 할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입에서 시가를 떼지 않았다.
<마크 트웨인 - '미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 37~38P
(중략) 시간이 지나자, 호손은 가을과 겨울에는 언제나 똑같이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정오의 식사 시간이 될 때까지 글을 쓰거나 책을 읽었다. 오후에도 책을 읽거나 글을 썼지만, 때로는 블라인드 틈새로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보거나 몽상에 빠졌고, 반대편 벽까지 느릿느릿 걷곤했다. 해가 저물면 멀리까지 산책을 나갔고 저녁 늦게야 돌아와서 빵과 걸쭉하게 탄 코코아를 곁들어 먹었다.
(중략) 여름이 되면 호손의 일상은 조금 달라졌다.
이름 아침에 바다에서 바위 틈새를 헤엄치며 다녔고, 때로는 혼자 해변가를 떠돌며 시간을 보냈다.
<너새니얼 호손 - 미국의 소설가. 대표작으로 주홍글씨, 일곱 방공의 집 등이 있다. >- 75~76P
여기에 다 쓸 수는 없지만 내가 체크해놓은 부분만 조금 발취해 보았다.
이들 중에는 1분 1초로 허투루 쓰지 않고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외에는 보통 아침과 새벽시간부터 정오까지만 일에 몰두하고 그 외에는 산책을 즐겼다. 물론 야행성도 있었고 오후부터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금 놀랐던 점은 담배와 술, 약물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과 사회 부적응자도 종종 있었으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만의 신념을 놓지 않고 해야 할 일을 꾸준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있는 시간. 고독을 사랑했다는 점!
이 책을 보고 느낀 천재적인 창조자, 예술가들의 공통된 특징
1) 자신에게 맞는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는 무조건 3~4시간 일을 했다.
2) 자연을 가까이하고 산책을 즐겼다.
3)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 고독을 즐겼다.
4) 주로 아침에서 정오까지 일을하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독서와 휴식을 취했다.
5) 담배와 약물, 술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6)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기위해 환경설정에 힘을 쏟았다.
우리는 우리가 언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이며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하고 고요한지 알고 있는가?
물론 현재 유행하고 있는 "성공적인 루틴" 방식도 처음 변화를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만 그 전에 우선 나를 관찰하며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4시 30분에 일어나지 못한다고 좌절하지 말자. 당신의 의지력과는 상관없이 단지 새벽형 인간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발견해 내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2013년에 나온 책이고 최근 저자가 비슷한 주제로 책을 냈다고 하니,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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